반응형

100년 만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의 월대와 현판이 복원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겁니다

광화문을 지키는 두 마리의 동물 조각상이 있는데요

이 동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광화문 월대 복원, 해치
광화문을 지키는 해치

 

 

광화문 앞을 지키는 두 마리의 영물, 해치

해치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영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해태라고도 부르지만 사실 해태라는 표현은 우리나라 발음에 끼워 맞춘 발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치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표현입니다

 

해치는 사자를 닮은 갈기를 가지고 있고 코가 크며 가장 큰 특징으로 이마에 뿔이 달렸다는 것인데요

이 뿔에 대해선 원뿔로 표현하기도 하고 양처럼 두 개의 뿔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두 개의 뿔이 튀어나오지 않게 표현한 게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광화문 해치
뿔이 말려 들어간 해치
 

 

사실 이 해치라는 중국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요순시대에 태어나 중국 동북지방에 산다고 표현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자 중 법(法)이라는 한자가 바로 이 해치로부터 나왔다고 묘사되고 있습니다

 

해치는 단순히 영물로만 표현되는 게 아니라 중국에서는 악인을 보면 벌하는 동물로 묘사되었습니다

중국 한의 양부가 지은 '이물지'에서 그 최초의 묘사를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물지'에 따르면

'동북지방에 황량한 땅에 어떤 짐승이 사는데 이를 해치라 한다'

'싸우는 사람들을 보면 바르지 못한 자를 들이받고, 서로 따지는 사람들을 보면 옳지 못한 자를 문다'

이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법을 의미하는 한자는 원래 좀 더 복잡했습니다

'해태가 물처럼 고요하게 판단해서 틀린 상대를 받아버린다'라는 의미를 가진 고자(古字)로 법(灋)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복잡해서인지 치(廌)가 빠진 글자로 통용되어 지금의 법(法) 자가 되었습니다

 

 


민화에서 등장하는 해치는 물을 다룬다는 인식이 있어 화재를 막아주는 영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조 때에 편찬된 동국세시기에서는 세시풍속을 전하는데 여기에 표현된 글을 보면

'정월이면 대문에 용이나 호랑이를, 부엌문에는 해태를, 광문에는 개를, 안채와 사랑채 사이의 중문에는 닭을 그려 붙인다'

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정의의 상징으로 인식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르게 인식되었습니다

화재를 막고 물을 다루는 영수로 인식된 해치는 민속에서는 다소 친숙한 이미지로 묘사되는데요

악인을 혼내는 모습과 물을 다루며 화기를 억누르는 영수로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광화문 앞에 놓여있는 한쌍은 법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경복궁을 지을 당시 관악산이 품고 있는 화기를 해치를 통해 억누르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해치는 여러모로 우리나라 역사에 깊숙이 들어왔었는데요

이 해치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아 현재는 드라마, 만화 등 많은 매체를 통해서도 볼 수 있는데요

해치와 관련된 이야기 중 민속에 내려오는 이야기를 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닷가에서 놀고 있던 어린 남자아이가 물고기를 잡고 싶어 바다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그때 바닷속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고 그녀는 아이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안녕 소년, 나는 해태라고 해. 너에게 바다에서 놀지 말라고 경고하러 왔어"

 

아이는 물고기를 잡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뒤로하고 해태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놀아야 하죠?"

 

해태는 웃으며 아이에게 다양한 바다 이야기와 바닷가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에 대해서 이야기해 줬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바다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에 대해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처럼 해치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익살스럽지만 따스한 마음을 가진 영물로 묘사되었습니다

모든 설화가 교훈을 남기는 것처럼 옛이야기는 항상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